2021년

[099]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100 BOOKS 2021. 12. 3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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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애독자 여러분

「매년 100권 독서 프로젝트」  하고 있는 '책 읽는 아빠'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천문학자이자 행성과학자로 연구하고 있는 심채경 박사입니다. 그녀는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꼽히기도 한 전도유망한 과학자입니다. 밤하늘에 매력에 빠져 순수 학문에 길을 선택한 그녀에게 배운 건 바로 '몰입'의 힘입니다. 그녀는 전문 작가가 아닌데도 뛰어난 글솜씨를 갖고 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독서와 글쓰기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필력도 향상된 것이죠.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 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전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p.13)

대학에 다닐 때 전공 수업은 재미없고 오히려 교양 수업에 더 흥미를 가졌었습니다. 대학 4년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인가? 저자는 이렇게 제시합니다.

 

신기하고 새로운 현상을 배우고 발견하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한다. 밤하늘의 모든 별이 한 방향으로 흐를 때 홀로 역행하는 행성을 발견하고 두려워하거나 신기해하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사람이 수 세기에 걸쳐 지식을 쌓아올리는 것, 끊임없이 검증하고 반박하고 새로운 근거를 더하는 것, 나의 생각을 제삼자의 눈으로 조망하는 것, 그것을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 (p.58)

 

이렇게 대학에서 연구하는 자세와 방법을 배운 과학자들은 아래와 같이 계속 도전합니다.

 

별이 행성을 거느리는 데 어떤 규칙이 있는지는 앞으로 활발하게 연구될 것이다. 별이 탄생하고 그 주위의 잔행에서 행성계가 생겨나는 원리, 행성계가 진화하면서 시간에 따라 행성들의 위치가 오락가락하다 마침내 안정되는 데 어떤 기작이 있는지를 이제 연구자들이 밝혀내려고 한다. (p.122)

 

심채경 과학자는 우주 연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요청합니다.

 

자신들이 낸 세금을 기꺼이 우주 탐사에 쓰도록 허락하고, 공감하고, 지지하고,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주는 국민이 필요하다. 당신이 꼭 필요하다. 천문학자가 아니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 탐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우주를 사랑하는 데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p.180)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는 천문학 연구로 설명됩니다. 

 

천문학에 있어 동서양의 가장 큰 차이느 주체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서양은 개개인이 관측하고 기록을 남긴 데 반해, 동양, 특히 우리의 천문 관측과 기록은 국가가 주도했다. (p.213)

책의 마무리글에 저자의 깊은 사유가 나타납니다.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을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높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 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p.253)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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