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8, 19]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100 BOOKS 2023. 4. 2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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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빠」의 2023년 열여덟, 열하홉  번째 독서

 

내가 만약 이 책을 고등학교 때 읽었다면 펑펑 울었을까?

 

이 소설은 일본의 신예 소설가 이치조 미사키에게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안긴 작품이다. 물론 수백 쇄를 찍어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은 심사위원들 모두가 울었다고 한다. 이 책의 작가 이치조 미사키는 성년의 독자들을 청소년 시절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이끌고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작은 감동을 선사한다. 아내와 아들도 이 책을 읽었다. 

 

이 두 권의 소설은 연작 소설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이치조 미사키는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를 썼다. 그래서 스핀오프 소설이라고도 불린다. 등장인물과 구성방식 등이 거의 비슷화다. 

 

 

이 책은 소년과 소녀의 진부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 세 명 모두 비범한 사람들이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를 위해 집안일을 하면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착한 소년 가미야 도루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매일의 일상을 일기에 기록하고 다음 날 읽어야만 하는 순수한 소녀 히노 마오리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못한 채 마음 속에 묻고 살아야만 하는 여린 소녀 와타야 이즈미

 

가미야 도루와 히노 마오리는 우연한 계기로 조건부 연애를 시작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후반부에는 슬픈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 소설의 장점은 자칫 진부할뻔한 스토리를 순수함과 풋풋함으로 전개했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착한 인물만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 전개가 뻔하게 보인다. 


책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을 인용해 본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누나는 내가 나쁜 짓을 하면 야단쳤지. 그러니까 나도 야단칠게. 그렇게 쉽게 포기하면 안 돼. 제발 부탁이야. 소설가가 되는 게 누나 꿈이었잖아?"

 

"사람은 원래 잊어버리게 마련이야. 하지만 괜찮아. 어떤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난 그렇게 믿어."

 

"왜 그럴까. 이상하잖아. 난 그 애를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이상하잖아. 눈물이. 눈물이 그치질 않네. 얼굴도 사진으로만 아는데. 같이 보낸 시간도 일기에서 본 것밖에 모르는데. 그런데 어째서? 이상하잖아."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인생을 삶으로써 과거가, 아름다운 것이 흐릿해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마음이 그리는 세계는 언제까지고 빛바래지지 않는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목표란 건 인생을 심플하게 해주거든.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신을 잊을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해 보는 것도 좋을 거야.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니까."

 

"너에게 재능은 있었지. 그렇지 않았으면 가르쳐주지도 않았을 거고. 그런데 넌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거기에 안주해 버렸어."

 

눈에 보이는 세계에 도루는 없지만, 내 안에 있는 도루를 향해 나는 말하고 싶다. 

너는 아름답게 살았다고. 

너는 다정하고 따뜻하게,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살았다고, 너에게 그렇게 전하고 싶다.


이 책이 일본 소설의 전형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소설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소설에서는 작가가 다소 직접적으로 등장인물의 감정을 묘사하는 편인데 반해, 일본 소설에서는 직접적인 서술보다는 여운을 남겨 독자들이 남은 부분을 상상하게 만든다. '나'라는 화자가 한 명이 아닌 것도 특이하다. 이 소설에서는 챕터 별로 '나'가 달라진다. 

 

참. 이 소설과는 결이 다르지만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있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내가 잠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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