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38] 업그레이드 먼나라 이웃나라

「책 읽는 아빠」의 2023년 서른일곱, 여덟 번째 독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 <먼나라 이웃나라>를 안 읽어본 사람이 있을까?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는 1999년에 처음 출간되어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책이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역사와 문화를 이렇게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아들과 일본 여행을 가면서 비행기와 호텔 안에서 일본 편 2권을 읽었다. 패키지 여행이지만 아들이 이 책을 통해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였다. 만화라 가독성이 높아서 그런지 아들은 금방 읽었고 나도 틈틈이 읽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제일 가까운 나라이면서 문화와 역사적으로는 매우 다른 나라다. 영국, 독일, 프랑스만 하더라도 문화와 역사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기독교라는 종교를 공유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 중, 일 세 나라는 왜 이리 다른 걸까?
저자 이원복 교수는 지리로 설명한다.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외적의 침입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자신들끼리 싸우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끼리 싸우다 보면 공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和(와)'를 제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 왔다. 다른 사람들과의 화합을 지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 주는 문화로 발전한 것이다. 일본인들은 그래서 개인적이다.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일본 사람들은 만세일계의 천황(덴노)을 신처럼 떠받드면서 실제 정치는 막부의 쇼군을 따랐다. 일본은 1855년 미국과 미일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면서 쇄국 정책을 버렸다. 이후 1868년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여 근대 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 세력은 군국주의를 택하여 조선을 침탈하고 만주와 동남아시아까지 무력으로 정복하였다.
1945년 일본의 패망 이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일본을 다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농업국가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물거품이 되었다. 한국전쟁 덕분에 패전국 일본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1960~1980년 엘리트 관료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근면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초과 근무 등에 힘입어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일본은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읽어버린 30년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제3의 경제대국이다.
1995년에 일본에 처음 갔었다. 그때는 일본의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2배였다. 그런데 지금은 일본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의 물가는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일본의 물가는 거의 제자리였다. 둘째, 일본은 코로나 때문에 물가가 급등하지 않았다. 셋째, 엔저 현상 때문이다. 2020년 100엔당 1,200원이었던 엔화 환율은 2023년 8월 현재 900원대다.
2021년 기준 일본의 1인당 GDP는 $39,285다. 한국은 $34,983.
머지않아 따라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