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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1] 아가씨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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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빠」의 2022년 서른 한번 번째 독서

 

<아가씨와 밤>은 기욤 뮈소의 2018년 소설이다.

 

역시 기욤 뮈소다.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흥미진진한 사건, 한 번 책장을 열면 덮기 힘들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 기욤 뮈소의 전매특허다. 기욤 뮈소는 최근 들어 1인칭 화법으로 소설을 쓰는데 주인공은 대부분 소설가이다. 이 소설의 배경도 기욤 뮈소의 고향인 프랑스 남부 앙티브다. 주인공이 졸업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이 주요 이야기다. 책을 읽는 내내 199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이었던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소설에서 주인공이 아버지의 친아들이 아니며 엄마가 다른 남자와 평생을 외도한다는 것이 사실적인 설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소설에서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묘한 재미를 선사해 준다.  이것이 소설이 매력이다. 소설가가 창의적인 발상으로 만든 이야기 속에서 잠시나마 현실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이번 소설에도 기욤 뮈소의 팬이 되었다. 그럼 소설 속에서 몇 가지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p.269

"세상에는 시간의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꼼짝없이 붙잡혀 사는 사람들이 있어. 과거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으로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지"

 

p.366

"넌 한 여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 더 이상 그 여자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보려고 하지"

 

 p.381

자네의 타고난 엄격성을 지키게. 자네를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인물로 만들어주는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네. 세상의 멍청이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고 자네는 동요하지 말고 자네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게. 어느 스토이스트의 말처럼 자네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범을 그들과 비슷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라네.

 

p.398

그러니까 빙카는 살아 있다.

(중략)

당신은 나를 공격하고, 입맛대로 판단하고, 파멸시킬 수 있다. 원한다면 그렇게 해보시길 바란다. 나에게는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이빨로 질겅질겅 물어뜯은 오래된 빅 볼펜과 구겨진 수첩이 있다. 나의 유일한 무기이다. 시시해 보일 수도 있지만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무기다.

나는 언제나 오직 펜에 의지해 어둠을 가로질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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