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는 아빠」의 2022년 일흔아홉 번째 독서
정채봉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인 1993년이다. 당시 생일 선물로 <내 마음의 고삐>라는 책을 받았다. 당시 나는 책을 잘 읽지 않는 학생이었다. 나에게 책을 선물로 준 친구는 책을 많이 있는 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부모님 댁 책꽂이 - 과거의 내 방에 있던 것 - 에 있던 <내 마음의 고삐>를 읽으면서 정채봉 작가의 최신작을 찾게 되었다. 당시 심난한 마음을 다잡고자 정결한 글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정채봉 작가의 글을 찾은 것이다.
정채봉 작가는 어른을 위한 동화 작가로 유명하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래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동화집 <물에서 나온 새>와 <오세암>은 외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동화 작가로 소년같이 살던 그는 간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이 책에도 투병하면서 느낀 점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담겨져 있다. 글을 쓴다는 건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일이다. 정채봉 작가이 글은 정결함 그 자체이다.
"어제는 거울 앞에서 남한테는 헤펐으면서도 나한테는 인색했던 미소를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선사하였습니다. 오늘 밤은 나를 껴안아 줄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말한다. 수도자에게 늘 강조되는 것이 '첫 마음'이라고. 동화 작가이면서 수도자의 삶을 살았던 그를 추모한다. 정호승 시인은 정채봉 작가를 한국의 안데르센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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