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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7] 바이오 투자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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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빠」의 2023년 열일곱 번  번째 독서

 

바이오 기업 투자를 위해서는 미리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1차 임상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완치된 환자가 있었다.”라는 황당한 말장난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박한슬 님은 약대를 졸업한 약사로 본업을 그만두고 현재는 투자와 저술 활동만 하고 있다. 저자는 어려운 바이오 기업을 주린이 눈높이에 맞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바이오 투자를 위한 입문서다. 


저자는 신라젠 사태를 이렇게 설명한다. 

 

신라젠은 펙사벡이라는 유일한 파이프라인만 보유한 신약개발 회사다. 펙사벡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방식을 작동하는 항암바이러스로 바이오의약품의 일종이다. 신라젠이 합성의약품이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표적특이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이오의약품이 합성의약품으로 개발된 항암제보다 표적특이성 높은 것을 확인하려면 논문이나 기존에 허가된 신약을 봐야 한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인 우리는 논문을 찾기 힘들다. 기존의 신약으로는 FDA에서 2015년에 허가받은 암젠의 임리직(Imlygic)뿐이다. 임리직은 종양 조직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만 허가를 받았다. 즉, 일반적인 정맥투여 방식으로는 항암바이러스의 표적 특이성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펙사벡은 종양 조직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맥주사 방식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두 번째 문제는 기술이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바이오테크 회사가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3상을 진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리스크 수반된다. 글로벌 빅 파마가 사지 않는 신약 후보물질이 과연 매력적인 것일까?

 

신라젠은 2a상은 성공했으나 2b상은 1차 임상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유효성을 판단하는 2상에서 실패다면 그 약은 효과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임상3상은 임상 진행자도 사전에 정보를 알 수 없는 이중맹검(double-blind) 방식이 아닌 오픈 라벨(open label)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임원들이 사전에 임상 실패 여부를 알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신라젠의 임직원 수가 50명 미만인데 이는 개발, 허가, 마케팅 등의 과정을 진행하기에는 매우 적은 숫자다. FDA 신약 허가를 받은 SK바이오팜 임직원수는 180여 명이다. 신라젠이 자체적으로 임상3상을 마치고 시판 허가를 받고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신라젠은 투자하기에 적합한 종목은 아니었다. 

그럼, 저자의 가르침을 요약해 본다. 


1. 제약산업은 왜 돈이 되는가

유효성 (Efficacy)
약 실제로 목적하는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안전성 (Safety)
약 복용함으로써 환자에게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제네의약품
특허가 만료된 신약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증명 
→ 생물학적 동등성 (bioequivalence) 시험  (30% 정도 실패)
생동성 시험 1건에 2.2억 소요

특허권 보호 기간 20년인데 임상 시험, 허가 절차 등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실제로 7~15년간 독점판매 가능
그래서 1회에 한해 5년 연장 가능

특허는 물질 특허, 용도 특허, 조성물 특허로 구분

세계 최초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한 화이자는
92년에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 출원
협심증 치료제 임상 중 부작용으로 발기가 발견되어 용도특허 추가
이 용도특허는 19년에 만료

** 신약 허가 기간
미국 FDA 365일
유럽 EMA 277일


오리지널 약을 개발한 제약사의 특허 연장 전략 Evergreeing
시장에 진입한 첫 제네릭 First generic drug을 개발한 제약회사에 6개월간의 독점적인 판매권을 보장 – 우선판매허가권 제도

전체 약가 중 국민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비율은 70% 수준

<미국 의료보험>
- 민간 의료보험 : 전체 인구의 40~45% 가입
- 공공 의료보험
      Medicaid : 저소득층과 장애인 대상
      Medicare : 노인 대상
상기 집단에 포함되지 않는 15~20%를 타겟으로 오바마케어 Obamacare 2014년에 도입
보험 미가입자에게는 벌금을 부과하고, 보험사에는 가입자의 질병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하지 못하게 함

면역항암제 – 인체에 자연덕오르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항암제
암세포에 특정한 수용체가 발현되어 있어야만 약효 나옴
예. 머크가 개발한 키투루다



2. 바이오의약품은 무엇이 특별한가

화학합성의약품 vs 항체의약품
화학합성의약품은 복용 후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기 때문에 표적 조직에 대한 특이성이 떨어진다. 
면역세포에서 분비된 항체는 혈액을 타고 이동하다가 짝이 맞는 항원을 발견하면 그 부위에 정확하게 결합하여 항원-항체 복합체를 형성하고 항체가 결합된 항원은 본래의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됨. 즉 외부하에 침입한 항원을 무력화시킴
항체-약물 복합체 ADC 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의약품의 높은 표적특이성과 화학합성의약품의 범용성을 결합해 최대한의 효과를 노림
ADC에서 항체는 바이오의약품에서 인체 기능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약을 원하는 부위에 전달하는 수송체 역할만 수행
실제로 약효를 나타내는 것은 항체에 붙어있는 특수한 합성화학의약품이다.
합성화학의약품은 링커 linker라는 연결체를 통해 항체에 연결되어 있는데 표적 부위에 도달하면 링커가 끊어지면서 화학합성의약품이 항체에서 분리되어 표적에 도달하게 된다. 

바이오의약품 미세한 차이가 약효를 다르게 할 수도 있다. 
매번 생산할 때마다 공정이 변하지 않더라도 조금씩의 변동은 발생할 수 있으므로  FDA나 EMA는 바이오의약품 허가 시에 생산 공정에 대한 사항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서 생산하기 때문에 일종의 혼합물 형태로 얻어지고 그 이유를 들어 특허 만료 이후에도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한다. 이는 후발기업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함
제네릭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대체조제가 불가능함
제네릭 - 의사가 비아그라를 처방하면 소비자가 팔팔정으로 구매 가능
바이오의약품 – 레미케이드라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처방하면 램시마로 대체조제가 불가능함


3. 신약개발사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

모든 의약품은 인간에게 투여되기 전에 효과에 독성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임상시험 전의 개발과정이므로 비임상시험 non-clinical study 라고 한다. 비임상시험은 동물실험과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실험으로 구분.
임상시험은 clinical trial 이라고 한다.

신약 후보물질이 실제 후보가 될 수 있는지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봐야 한다. 먼저 세포실험을 한다. 위산억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한다면
위에서 떼어낸 위산분비 세로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쪽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다른 한쪽에는 아무 처리를 하지 않고 두 집단의 위산분비량을 비교한다.

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임상시험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계획서를 허가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FDA에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신청한다고 부른다. 
임상 시험은 3단계로 구분
임상1상 –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인체에 처음으로 약을 투여해 약의 체내 분포와 안전성을 확인
임상2상 – 소규모의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유효성을 평가
임상3상 – 대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확인

글로벌 임상을 하는 이유?
여러 국가에서 다인종을 대상으로 해야 약의 시장성이 높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
1상 63% 
2상 31%
3상 58%
허가 85%
임상1상부터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

1상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니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다. 
한국 15억, 미국 400만달러 소요
2상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평가
2a – 약을 다양한 용량으로 시험해서 어떤 용량이 최적인지 결정
2b – 정해진 용량으로 약의 유효성을 평가

한국 40억원, 미국 1,300만달러 소요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해당 의약품이 환자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는 최종 단계
한국 70억원, 미국 2,000만달러 소요

1,2상을 동시에 또는 2,3상을 병행해서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진행하는 것을 병행 임상시험 seamless clinical trial 이라고 함
임상적 시급성이 큰 질환이나 임상시험에 참가할 수 있는 환자 수가 적은 질병을 대상으로 함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임상을 그렇게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진입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물론 1상부터 투자하면 수익일 크겠지만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래서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3상에 진입하기 직전 시점이 투자시점으로서 좋다. 

기술이전계약
1. 업프론트(Upfront) : 계약 체결시 받는 돈
2. 마일스톤(Milestone) 계약금 : 특정 단계 달성 시 받는 돈
3. 로열티(Royalty) : 약 판매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받는 돈

왜 이런 구조?
중간에 결과 안 좋으면 언제든 권리반환을 해서 계약을 무효로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한미약품 사례
2015년말 사노피에 39억 유로(5.3조원) 기술이전 계약 성사
업프론트 4억 유로(5,400억원)
2020년 중순에 사노피가 기술반환

임상시헙은 외부의 임상시험수탁기관인 CRO에서 수행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세계 최고 업체는 아이큐비아 IQVIA

개발 이후 단계
FDA에 신약 허가 신청을 NDA라고 부른다.
New Drug Application
 Medical writher라고 불리는 허가전담 전문인력들이 최소 1년 정도 준비해야 하고 지속적인 반려와 보완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심사과정이 까다롭다. 
국내 제약사 중에 SK바이오팜이 이 단계를 자력으로 완수한 기업으로 유일하다. 

미국 FDA, 유럽 EMA, 한국 식약처처럼 자체적으로 신약에 대한 허가, 심사를 진행할 수 있는 규제기관은 전세계 15개 정도에 부과

의약품 생산을 위해서는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반드시 준수해야 함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신약개발사가 직접 제조하기 보다는 위탁제조 생산하는 경우가 많음
제약 위탁생산 기업 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국내회사마다 특징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바이오의약품 중에서 CHO 세포를 배양해서 생산하는 항체 의약품
한미약품 – 대장균을 배양해서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
녹십자 – 백신 생산, 특히 백신 원액을 멸균 공정을 통해 용기 형태로 포장하는 후반부 작업에 대한 능력이 탁월

제약업의 본질은 결국 제조업이다. 신약개발 기업들만이 아니라 CMO 회사들로 주목해야 함


4. 신약개발사는 얼마나 돈을 버는가

매일 먹어야 하는 고지혈증, 역류성식도염 등 만성질환 약이 항암제 같은 약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준다. 신약개발 회사에 투자하려면 해당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어떤 질환을 목표로 하는지 환자 수는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 희귀질환용 치료제 개발이 많은 이유?
만성질환 의약품 대부분이 이미 개발되었고 특허까지 만료된 상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우울제, 조현병 치료제 등도 마찬가지

희귀의약품법 (Orphan Drug Act) - 미국에서 1983년 제정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으면 허가 요건과 시간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고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 부여
가장 큰 혜택은 미국 내 특허 기간과 무관하게 추가로 7년간의 독점판매권 부여 
우리나라에서도 35개 약물 후보물질이 지정받음

신약이 개발되면 무조건 대박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의사들이 쉽게 처방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비만치료제
Abott에서 개발해 1997년에 FDA 승인을 받은 식욕 억제제 리덕틸 Reductil이 비만치료제의 시초다. 리덕틸은 식욕억제와 지방 분해에 동시 효과를 가짐. 그러나, 
장기간의 추적 연구 결과, 리덕틸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서 뇌졸중과 심장발작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다고 밝혀졌다. 결국 이 약은 퇴출되었다. 
다음으로 덴마크의 당뇨병 치료제 전문 기업인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가 삭센다 Saxenda가 나왔다. 
펜 형태의 인슐린 주사제를 최초로 개발한 제약사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슐린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GLP-1 이라는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식욕을 강하게 억제한다. 다만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이 자체를 의약품으로는 쓸 수 없다. 그래서 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오래 작용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체내에 주입하면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점은 펜 형태의 주사기로 환자가 직접 몸에 주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점. 그래서 먹는 약 형태의 비만 치료제 벨빅 Belviq을 출시하였으나 2020년 안저성을 이유로 FDA에서 자발적 회수를 권고.

Lesson learned – 아무리 효과가 뛰어나고 복용 편의성이 좋아도 장기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패함.

전통적인 신약개발 방식
스크리닝 과정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고
찾아낸 신약 후보물질은 비임상시험을 거쳐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
임상시험을 마치고 허가를 받으면 생산.
이런 전통적인 방식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
그래서 미국의 슈뢰딩거 (SDGR)  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합한 후보 물질을 스크리닝하는 플랫폼 개발

바이오베터
알테오젠 –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이용해 정맥으로만 투여하던 바이오의약품을 피부 아래에 주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
직접 만들지 않고 2020년에 4.7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레코켐바이오
항체-약물 복합체인 ADC 기술을 이전하여
2020년 4건의 기술이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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