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빠」의 2023년 서른세 번째 독서
국어하면 언매, 화작같이 수능 과목인 언어 영역으로만 인식하는 시대다. 언매는 언어와 매체, 화작은 화법과 작문의 약어다. 매년 수능 시험 때만 되면 언매가 유리하냐 화작이 유리하냐 논쟁이 붙는다. 국어조차도 입시의 도구로 전락한 시대다.
이 책은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라는 제목으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의 원문을 모은 책이다. 현직 국어교사인 왕지윤 님과 이종호 님이 각 작품별로 짧은 해설을 달았다. 공부로 바쁜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과 해설이 붙어 있어 좋다.
그럼 주옥같은 문장들을 인용해 본다.
나도 곧 버스를 탔다. 차가 M 정류장에 설 때였다. 비는 여전히 쏟아지는데, 정류장엔 우산 꽃이 만발해 있었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들딸들, 오빠나 누나를 기다리는 오누이들, 남편을 마중 나온 아낙네들일 것이다.
- 정진권, <비닐 우산>
그렇다면 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그 무엇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직업 그 자체를 꿈으로 삼기보다 장차 공무원으로서 어떤 정책을 실현하여 지역 사회와 서민 생활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싶다는 이상을 품어야 한다. (중략) 그러므로 인생의 목표는 삶 전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어떤 가치관이어야 한다. 그 가치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진정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간하는 기준을 정해야 한다.
- 김찬호, <확신이 없어도 괜찮아>
나는 행복에 관한 하나의 지론이 잇다. 그것은 사소한 일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쇼핑을 하면서 경제학을 배우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면 독자는 아주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 이준구, <슈퍼마켓 백 배 즐기기>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입니다. 저는 이런 희망을 가지고 남부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절망의 산을 토막 내어 희망의 이정표로 만들 수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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