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빠」의 2023년 마흔네 번째 독서
6일간의 긴 연휴가 생겼다. 기대하지 않았던 연휴는 모든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이번 연휴는 늦잠 자지 않고 알차게 지내리라 다짐해 본다. 그래서 3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연휴 기간에는 역시 소설이 최고다. 도서관에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빌려왔다.
김영하 작가는 뭐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다. 1990년대 중반에 등단한 그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깔끔하다. 그래서 외국에 번역도 많이 되었다고 한다. 일단 한번 잡으면 술술 읽힌다. 그의 장편소설 중에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 <작별 인사>를 읽었다.
김영하 작가는 남자들의 서열 문화와 집단주의를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남성보다 여성 팬이 많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경쾌한 느낌이 든다.
<오빠가 돌아왔다>에는 단편소설 8편이 실려있다. 이 중에서 이산문학상을 수상한 <오빠가 돌아왔다>와 이산문학상을 수상한 <보물선>이 대표작이다.
- 보물선
2000년대 중반 보물선 인양으로 주가를 띄우려 했던 주가조작 세력이 있었다.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캔다는 기업도 있었다. 버블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다. 손쉽게 돈을 벌려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세력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김영하 작가는 뛰어난 취재력과 놀라운 필력으로 주가조작 사건을 소설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
- 오빠가 돌아왔다
만장일치로 이상문학상을 김영하 작가에게 안긴 작품이다. 막돼먹은 인간들이 펼치는 막돼먹은 행동에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는 교훈을 준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김영하 작품은 현대적 감수성과 속도감으로 세테를 확실히 반영하는 한편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풍자, 아이러니를 통해 짙은 여운을 남긴다.
- 이사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 속에서 오직 분명한 한 가지는 그가 전날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잠들게 된다는 것뿐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이사라 불렀다."
단편소설 이사의 마지막 문장이다. 김영하 작가의 필체는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8편의 단편소설 중 이사가 가장 긴장감이 넘쳤다. 포장이사 중에 소중한 가야토기를 지키려는 주인공과 이삿짐센터 직원간의 갈등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김영하 작가는 세상의 온갖 사건들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그것들을 자기 내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누구나 경험할만한 이사 에피소드를 긴장감있게 그려냈다. 마치 내가 오늘 이사를 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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