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독자 여러분
「매년 100권 독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아빠'입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 작가 박완서입니다.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었습니다. 그녀는 6.25 전쟁으로 서울대를 중퇴하고 평범한 주부로서 아이들을 키우다가 갑자기 마흔 살에 장편소설 <나목>을 발표하면서 등단합니다. 이후 여러 펀의 작품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갑자기 소설가가 될 수 있지?"
아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천재라서 그렇지"
맞습니다. 박완서 작가는 천재입니다. 그녀는 교육열이 높은 엄마 밑에서 수많은 독서로 작가적 상상력을 키운 문학소녀로 자라났습니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그녀의 말마따나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쓴 글입니다. 무려 40여 년 전에 경 험한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자신의 심리 묘사는 탁월합니다. 이 소설에는 1940년 대에서 50년대로 이어지는 당시 시대상과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지금은 북한 땅인 개풍군의 박적골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난 어린 시절과 자식 교육을 위해 서울행을 결심한 엄마, 해방 이후 좌익 운동에 가담했던 오빠 등 가족들과의 관계와 심리 묘사도 잘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가족이나 주변 인물 묘사가 세밀하고 가차 없습니다.
그럼 작가의 말을 몇 개 인용해 보겠습니다.
나는 마치 상처난 몸에 붙일 약초를 찾는 짐승처럼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매일 밤 꿈에서 왕이 되는 행복한 거지와, 매일 밤 꿈에서 거지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불행한 왕 얘기도 그때 읽었고, 복순이가 먼저 읽은 소공녀도 물론 따라 읽었다. 소공녀 세라도 하녀로 전락한 후 어느 때부터인가 문득 밤마다 그의 귀가를 기다리는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과 훈훈한 난로를 꿈처럼 경험하게 된다. 나에게 부립도서관의 어린이 열람실은 바로 그런 꿈의 세계였다.
책을 읽는 재미는 어쩌면 책 속에 있지 않고 책 밖에 있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창 밖의 하늘이나 녹음을 보면 줄창 봐 온 범상한 그것들하곤 전혀 다르게 보였다. 나는 사물의 그러한 낯섦에 황홀한 희열을 느꼈다.
그러나 나는 문학소녀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었고, 나도 소질이 있을 것 같은 자기 발견의 계기가 되었다.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그거야말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벌레를 벗어날 수 있다.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이었다. 그 예감이 공포를 몰아냈다. 조금밖에 없는 식량도 걱정이 안 됐다. 다닥다닥 붙은 빈 집들이 식량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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