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빠」의 2022년 열여덟 번째 독서
프랑스 시골 앙티브 출신의 교사를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그 유명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무려 85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책 표지에 있는 소개를 빌려본다.
상처로 얼룩진 고통의 삶을 사랑의 환희와 감동으로 채워주는 바법같은 소설!
영상세대를 이끄는 프랑스 소설의 신세대 기수 기욤 뮈소 대표작!
<구해줘>는 과거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러브 스토리의 감동과 더불어 미스터리 스릴과 서스펜스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일단 책장을 열면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 때문에 책을 놓을 수 없다. 사랑하는 첫사랑이자 아내를 잃은 과거의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의사 샘과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으로 뉴욕에 왔지만 절망만 가득 안 고 사는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는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중간중간에 다소 과장된 설정과 스토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탄탄한 구성이다. 혹시나 슬픈 결말이 될지 노심초사하는 독자의 마음을 아는지 기욤 뮈소는 해피 엔딩으로 글을 맺는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사물의 세부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프랑스 소설의 전통에 미국적인 소설 기법, 즉 하드보일적인 잔혹함, 빠른 전개, 영상 미학의 감각적인 요소를 적절히 혼합해 모든 소설 독자들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몇 가지 인용해 본다.
p.97
지금 이 순간만큼은 두 사람 모두 운명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우연만을 믿었다. 그들의 만남 역시 우연이라고 여겼다. 단 한 번에 모든 것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우연.
p.226
무엇 때문에 우리는 삶에 집착할까? 무엇 때문에 우리는 행운을 바라는 걸까? 수없이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우리의 자유의지는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걸까? 삶의 게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p.412
왜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상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가치 있어 보이는 걸까?
p.416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어. 자유를 많이 가질수록 선택은 더 복잡해지는 게 사실이지. 하지만 인간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신에게 떠넘겨서는 안 돼"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0]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0) | 2022.03.17 |
---|---|
[019] 통섭과 투자 (0) | 2022.03.13 |
[017]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0) | 2022.03.01 |
[016]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0) | 2022.02.26 |
[015] 유시민의 논술 특강 (0) | 202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