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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06]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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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다. 뭐 뻔한 이야기에 읽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설 매니아가 되었다. 잘 고른 소설은 극장에서 보는 영화보다 재미있다. 소설은 영화처럼 시각적 자극은 없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읽는내내 머릿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무엇보다 강렬하게 나를 이끄는 힘은 스트레스 해소다. 기욤 뮈소나 최은영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는 줄 모른다. 

 

이 책은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라는 책으로 두 명의 현직 교사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들을 엮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노라 하는 작가들의 16편의 단편소설이 들어 있다.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첫 작품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국어 교과서에 현대 작가들의 글도 소개되고 있다.

 

 

전광용의 <꺼삐딴 리>와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을 수십 년만에 읽는 감격도 별미 중의 별미다.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이문구의<유자소전>도 재미있게 읽었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인만큼 모든 소설들이 재미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당시 사회상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해학과 풍자도 넘쳐 난다. 특히 부잣집 기득권의 이야기보다는 가난한 촌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말그대로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작품인데 단순 연애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은 탈락했을 것이다. 문학성이 뛰어나면서도 다소 교훈적인 작품들 위주로 선별되었을 것이다. 

 

요즘 내가 <꺼삐딴 리>의 이인국 박사처럼 살고 있다. 새로 부임한 임원의 운영 철학에 맞춰서 보고서를 쓰고 있다. 작년과는 180도 다른 방향이지만 보다 큰 그림(Big picture)을 본다는 생각으로 따르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운영 철학은 낮에만 맞춰 주고 밤에는 야근을 지양하자.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더 읽을 수 있다. 스마트하게 일하자. 김유정의 <봄·봄> 주인공 '나'처럼 점순이와 혼례만 기다리다 뼈빠지게 일만 하면 안 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빙장님'이 아니라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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