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삼프로를 통해 유명해진 김시덕 박사의 책이다. 책의 제목처럼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를 집어주는 부동산 책은 아니다. 인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땅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책이다. 김시덕 박사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답사를 떠나 도시 곳곳을 촬영하고 기록하는 답사가이다. 도시의 역사와 현재를 탐구하고 예측하는 도시 문헌학자라고 불린다. 그가 떠나는 답사의 특징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자가용을 탔을 때 놓칠 수밖에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시스템, 평지 여부, 인도, 횡단보도, 유동인구 등이다. 모든 사람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의 관점에서 부동산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국가 프로젝트로 읽어내는 부동산의 역사이며, 2부는 살기 좋고 사기 좋은 부동산의 조건이다. 그럼 김시덕 박사에게 배운 점을 적어 본다.
<1부> 국가 프로젝트로 읽어내는 부동산의 역사
카카오맵을 보지 말고 구글맵을 보자. 구글맵을 위성모드로 보면 카카오맵에서는 표시되지 않는 군사시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공항을 찾아보자. 카카오맵에서는 초록색으로 표시되지만 구글맵에서는 공항이 보인다.
행정의 관성이나 연속성은 대단하다. 경인운하는 일제시대에 최초로 구상되었고 행정수도는 박정희 시대에 이미 입안되었다. 중간에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되거나 중단되었지만 결국은 수십 년 만에 달성되었다. 물론 최초 계획보다는 축소되었다. 그러나 이는 행정의 실패가 아니다. 처음에 계획이 입안된 이후 상황이 바뀐 데 맞추어 모습을 바꾼 것이다.
<2부> 살기 좋고 사기 좋은 부동산의 조건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다. 접경지역 투자는 여전히 위험하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남북 관계가 급격히 개선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주, 철원의 좋은 땅을 사라는 권유가 있다면 기획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에서는 고층빌딩으로 거주 수요를 흡수해야 한다. 최근에 없어지긴 했지만 기존의 서울시 35층 원칙은 정말 어리석은 정책이었다. 서울의 도시 구조를 홍콩이나 맨해튼처럼 해야 한다. 고층빌딩을 공급하려는 건설사가 있고 여기에 살겠다는 수요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세계관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장을 억누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도시의 승리>에서 주장한 것처럼 소심에 고층빌딩을 지어서 거주 수요를 흡수시키고 직주근접을 달성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다.
'202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 쓰려고 읽습니다 (0) | 2023.03.08 |
---|---|
[07] 역행자 (2) | 2023.02.26 |
[05·06]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 소설 (0) | 2023.02.12 |
[04] 금융투기의 역사 (0) | 2023.01.28 |
[01-02] 파친코 1, 2 (0) | 2023.01.23 |